소설로 보는 창세기전 · 9편 / 모두 50편
구름 속에 둔 무지개
창세기 9장을 한 편의 소설로 풀어 쓴 글입니다. · 풀이와 해석이 있는 글로 보기
제단의 연기가 아직 다 흩어지지 않았다. 젖은 흙냄새가 산비탈을 덮었고, 방주에서 풀려난 짐승들의 발자국이 진창 위에 어지럽게 찍혀 있었다. 노아와 세 아들은 재가 식어 가는 제단 곁에 서 있었다.
그때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말씀하셨다.
"자식을 낳고 번성하여 땅에 가득하여라. 땅의 모든 짐승과 하늘의 모든 새와 땅에 기는 모든 것과 바다의 모든 물고기가 너희를 두려워하고 무서워하리라. 내가 이것들을 너희 손에 맡겼다."
젖은 바람이 골짜기를 따라 불어 내려왔다.
"살아 움직이는 모든 것이 너희의 먹을거리가 되리라. 푸른 채소를 준 것같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준다. 그러나 고기를 그 생명인 피째 먹지는 마라."
음성은 끊기지 않고 이어졌다.
"내가 반드시 너희의 피, 곧 너희 생명의 피를 찾으리라. 짐승이면 그 짐승에게서, 사람이면 그 사람에게서, 그의 형제에게서 그 생명을 찾으리라. 누구든지 사람의 피를 흘리면 사람이 그의 피를 흘리리라. 하나님이 자기 형상대로 사람을 지었기 때문이다."
노아는 고개를 숙였다. 아들들도 숨을 죽인 채 서 있었다.
"너희는 자식을 낳고 번성하여 땅에 두루 퍼지고, 그 위에서 번성하여라."
잠시 바람 소리만 들렸다. 이윽고 하나님께서 노아와 그의 아들들에게 다시 말씀하셨다.
"보아라, 내가 너희와 너희 뒤에 올 자손과 언약을 세운다. 너희와 함께 있는 모든 생물, 곧 새와 가축과 땅의 모든 짐승, 방주에서 나온 모든 것과 세운다. 다시는 모든 생물이 홍수로 멸망하지 않으리라. 땅을 뒤덮을 홍수가 다시는 없으리라."
"내가 나와 너희 사이에, 또 너희와 함께 있는 모든 생물 사이에 대대로 영원히 세우는 언약의 표가 이것이다. 내가 내 무지개를 구름 속에 두었다. 이것이 나와 세상 사이에 세운 언약의 표다. 내가 구름으로 땅을 덮을 때 구름 속에 무지개가 나타나면, 나는 나와 너희와 숨 쉬는 모든 생물 사이의 언약을 기억하리라. 물이 다시는 모든 육체를 멸하는 홍수가 되지 않으리라. 무지개가 구름 사이에 있을 때 내가 그것을 보고, 나 하나님과 땅 위 모든 생물 사이에 세운 영원한 언약을 기억하리라."
노아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먼 서쪽에 비를 머금은 구름이 낮게 깔려 있었다.
하나님께서 노아에게 또 말씀하셨다.
"이것이 내가 나와 땅 위의 모든 생물 사이에 세운 언약의 표다."
방주에서 나온 노아의 아들들은 셈과 함과 야벳이었다. 함은 가나안의 아버지였다. 이 세 아들에게서 사람들이 나와 온 땅에 퍼져 나갔다.
노아는 흙을 일구는 사람이 되었다. 그는 비탈에 포도나무를 심었다. 해가 거듭되자 덩굴이 자라 송이가 맺혔고, 그 열매로 포도주가 빚어졌다.
어느 날 노아는 그 포도주를 마시고 취했다. 그는 장막 안에서 옷을 벗은 채 누워 있었다. 등불은 희미하게 흔들렸고, 장막 안에는 시큼하고 달큰한 술 냄새가 고여 있었다.
가나안의 아버지 함이 장막에 들어와 아버지의 벗은 몸을 보았다. 그는 밖으로 나가 두 형제에게 그 일을 알렸다.
셈과 야벳은 옷 한 벌을 가져다 둘이 함께 어깨에 걸쳤다. 그들은 장막 입구에서 등을 돌린 채 한 걸음씩 뒷걸음질 쳐 들어갔다. 발끝으로 바닥을 더듬으며, 얼굴은 끝내 돌린 채였다. 그들은 아버지의 몸 위에 옷을 덮었다. 둘 중 누구도 아버지의 벗은 몸을 보지 않았다.
노아가 술에서 깨어났다. 그는 작은아들이 자기에게 한 일을 알았다. 장막 안에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이윽고 노아가 입을 열었다.
"가나안은 저주를 받아 그 형제들에게 종들의 종이 되어라."
그가 다시 말했다.
"셈의 하나님 여호와를 찬양하여라. 가나안은 셈의 종이 되어라. 하나님께서 야벳을 크게 하시어 셈의 장막에 머물게 하시고, 가나안은 그의 종이 되게 하시기를 바란다."
노아의 목소리가 그치자 장막 밖에서 바람이 포도 덩굴을 흔들었다.
홍수가 지나간 뒤 노아는 삼백오십 년을 더 살았다. 그동안 구름은 수없이 땅을 덮었다가 걷혔다. 노아의 나이는 모두 구백오십 세였다. 그리고 그는 죽었다.
이 글은 성경 본문이 아니라, 본문의 줄거리를 소설로 풀어 쓴 글입니다. 사건과 이름과 숫자는 본문을 따랐고, 풍경과 몸짓 같은 묘사는 읽는 맛을 위해 보탠 것입니다. AI가 쓴 초안에서 시작한 글이니 본문과 다른 곳이 보이면 알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