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로 보는 창세기전 · 33편 / 모두 50편
형의 얼굴
창세기 33장을 한 편의 소설로 풀어 쓴 글입니다. · 풀이와 해석이 있는 글로 보기
해가 막 언덕 위로 올라서고 있었다. 야곱은 이슬에 젖은 풀을 밟으며 걷다가 눈을 들었다. 먼 능선 너머로 흙먼지가 피어올랐고, 그 먼지 속에서 사람들의 형체가 하나둘 솟아났다. 맨 앞에 에서가 있었다. 그 뒤로 사백 명이 따라오고 있었다.
야곱은 한동안 그쪽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돌아서서 자식들을 나누었다. 레아와 라헬과 두 여종에게 저마다의 아이들을 맡겼다. 여종들과 그 자식들은 맨 앞에 세우고, 레아와 그 자식들은 그 뒤에, 라헬과 요셉은 맨 뒤에 두었다. 아이들은 영문도 모른 채 어머니의 옷자락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야곱은 그들 모두보다 앞서 나아갔다.
밤사이 다친 엉덩이뼈 때문에 그는 다리를 절었다. 몇 걸음 가다가 땅에 엎드렸다. 이마가 흙에 닿았다. 일어나 다시 걷다가 또 엎드렸다. 한 번, 두 번, 그렇게 일곱 번. 엎드릴 때마다 형과의 거리가 좁혀졌다. 바람 한 점 없는 들판에 다가오는 발소리만 커져 갔다.
그때 에서가 달리기 시작했다.
그는 무리를 뒤에 남겨 두고 홀로 내달려 왔다. 야곱이 몸을 다 일으키기도 전에 에서의 두 팔이 그를 감쌌다. 에서는 동생의 목을 끌어안고 입을 맞추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 거친 숨과 울음이 한데 뒤섞였다. 뒤에 선 사람들 가운데 누구도 움직이지 않았다.
한참 뒤 에서가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길이 야곱의 등 뒤, 줄지어 선 여인들과 아이들에게 가 닿았다.
"너와 함께 있는 이들은 누구냐?"
"하나님께서 형님의 종에게 은혜로 주신 자식들입니다."
여종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 엎드려 절했다. 레아도 자식들과 함께 나와 절했다. 마지막으로 요셉이 라헬과 함께 나와 절했다. 어린 요셉의 작은 등이 어머니 곁에서 땅으로 숙여졌다.
에서가 다시 물었다.
"내가 오는 길에 만난 그 많은 짐승 떼는 다 무엇이냐?"
"내 주께 은혜를 입으려는 것입니다."
에서는 고개를 저었다.
"내 동생아, 나도 넉넉하다. 네 것은 네가 가져라."
"아닙니다." 야곱이 형의 손을 붙들었다. "형님께서 저를 좋게 보신다면, 부디 제 손에서 이 예물을 받아 주십시오. 형님의 얼굴을 뵈니 하나님의 얼굴을 뵌 것만 같습니다. 형님께서 저를 이토록 반겨 주셨으니까요. 하나님께서 제게 은혜를 베푸셨고, 저도 넉넉합니다. 그러니 제가 드리는 예물을 받아 주십시오."
야곱은 거듭 청했다. 에서는 마침내 그것을 받았다.
"자, 이제 떠나자. 내가 앞장서 가마."
야곱은 뒤를 돌아보았다. 아이들의 얼굴에는 긴 길의 피로가 배어 있었다. 어미 양과 어미 소들 곁에서는 갓 난 새끼들이 비틀거리며 젖을 찾고 있었다.
"내 주께서도 아시다시피 아이들은 아직 어리고 약합니다. 양 떼와 소 떼는 새끼에게 젖을 먹이고 있습니다. 하루만 무리하게 몰아도 온 떼가 죽고 말 것입니다. 내 주께서는 이 종보다 먼저 가십시오. 저는 앞서 가는 짐승들과 아이들의 걸음에 맞추어 천천히 따라가, 세일에서 내 주를 뵙겠습니다."
"그렇다면 내 사람 몇을 네게 남겨 두마."
"그러실 것까지 있겠습니까. 저는 내 주께 은혜를 입은 것으로 족합니다."
그날 에서는 세일로 돌아갔다. 사백 명의 행렬이 길을 따라 멀어졌고, 그들이 일으킨 흙먼지가 오래도록 하늘에 걸려 있었다.
야곱은 숙곳으로 갔다. 그곳에서 그는 자신을 위해 집을 짓고, 짐승들을 위해 우리를 지었다. 나뭇가지로 엮은 지붕 아래로 양들이 몰려들어 몸을 뉘었다. 그래서 그 땅은 숙곳이라 불리게 되었다.
밧단아람에서부터 이어진 긴 여정 끝에, 야곱은 무사히 가나안 땅 세겜 성에 이르렀다. 그는 성 앞 들판에 장막을 쳤다. 해 질 녘이면 성벽 너머 지붕들 위로 저녁 연기가 피어올랐다.
야곱은 장막을 친 그 밭을 세겜의 아버지 하몰의 아들들에게서 은 백 개를 주고 샀다.
그리고 그 땅에 돌을 모아 제단을 쌓았다. 손으로 하나하나 돌을 얹을 때마다 마른 흙이 부스러져 떨어졌다. 제단이 다 서자 야곱은 그 앞에 서서 그 이름을 엘엘로헤이스라엘이라 불렀다. 저무는 햇빛이 제단의 돌 위에 오래 머물렀다.
이 글은 성경 본문이 아니라, 본문의 줄거리를 소설로 풀어 쓴 글입니다. 사건과 이름과 숫자는 본문을 따랐고, 풍경과 몸짓 같은 묘사는 읽는 맛을 위해 보탠 것입니다. AI가 쓴 초안에서 시작한 글이니 본문과 다른 곳이 보이면 알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