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로 보는 창세기전 · 30편 / 모두 50편
장막의 아들들
창세기 30장을 한 편의 소설로 풀어 쓴 글입니다. · 풀이와 해석이 있는 글로 보기
레아의 장막에서 또 아이 울음이 터졌다. 젖을 찾는 갓난아이의 울음 뒤로 큰아이들이 흙바닥을 뛰어다니는 소리가 이어졌다. 라헬은 제 장막 앞에 서서 그 소리를 듣고 있었다. 언니는 아들을 넷이나 낳았다. 라헬의 품은 비어 있었다.
해가 진 뒤 라헬은 야곱 앞에 섰다. 등잔 불빛에 비친 얼굴은 하얗게 질려 있었다.
"내게도 자식을 낳게 해 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나는 죽겠어요."
야곱의 얼굴이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당신이 아이를 갖지 못하게 하신 분은 하나님이오. 내가 하나님을 대신하겠소?"
장막 안이 고요해졌다. 심지가 타는 소리만 가늘게 들렸다. 한참 만에 라헬이 입을 열었다.
"내 여종 빌하가 있어요. 그와 잠자리를 함께하세요. 그가 아들을 낳아 내 무릎에 안겨 주면, 나도 그로 말미암아 자식을 얻게 될 거예요."
라헬은 빌하를 남편에게 첩으로 주었다. 야곱은 빌하와 잠자리를 함께했고, 빌하는 아이를 가져 야곱에게 아들을 낳아 주었다. 라헬은 갓난아이를 무릎에 받아 안았다.
"하나님께서 내 억울함을 풀어 주셨다. 내 목소리를 들으시고 내게 아들을 주셨다."
라헬은 아이의 이름을 단이라 하였다.
빌하가 다시 아이를 가져 둘째 아들을 낳았다. 라헬이 아이를 높이 들어 올렸다.
"내가 언니와 있는 힘을 다해 겨루어 마침내 이겼다."
그 아이의 이름은 납달리가 되었다.
레아는 더 이상 아이가 들어서지 않는 것을 보았다. 그는 자기 여종 실바를 데려다 야곱에게 첩으로 주었다. 실바가 야곱에게 아들을 낳자 레아가 말했다.
"복이 들어왔구나."
레아는 그 이름을 갓이라 하였다. 실바가 둘째 아들을 낳았을 때 레아의 얼굴이 환하게 피었다.
"기쁘구나. 이제 모든 여인들이 나를 복 받은 여자라 부르겠구나."
그 아이의 이름은 아셀이었다.
밀을 거두는 계절이 왔다. 들판은 누렇게 익어 바람에 일렁였고, 낫질하는 일꾼들의 등 위로 햇볕이 쏟아졌다. 소년이 된 르우벤이 밭둑을 헤매다가 노랗고 둥근 열매가 달린 풀을 찾아냈다. 합환채였다. 짙고 달큰한 향이 손에 배었다. 르우벤은 그것을 품에 안고 달려가 어머니 레아에게 드렸다.
그 향을 맡은 라헬이 레아에게 왔다.
"언니, 언니 아들이 캐 온 합환채를 나에게 좀 줘요."
레아의 눈빛이 굳어졌다.
"네가 내 남편을 빼앗아 간 것이 작은 일이냐? 그런데 이제 내 아들의 합환채까지 빼앗으려는 거냐?"
라헬은 잠시 입술을 깨물었다.
"그러면 언니 아들의 합환채를 주는 대신, 오늘 밤에는 그이가 언니와 함께 자도록 할게요."
해가 기울 무렵 야곱이 들에서 돌아왔다. 먼지 낀 길 위로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레아가 마중을 나가 그를 막아섰다.
"오늘 밤은 내게로 오셔야 해요. 내 아들의 합환채로 당신을 샀어요."
그날 밤 야곱은 레아와 함께 잤다.
하나님께서 레아의 간구를 들으셨다. 레아는 아이를 가져 야곱에게 다섯째 아들을 낳았다.
"내가 내 여종을 남편에게 주었더니 하나님께서 내게 그 값을 갚아 주셨다."
레아는 그 이름을 잇사갈이라 하였다. 레아가 다시 아이를 가져 여섯째 아들을 낳았다.
"하나님께서 내게 귀한 선물을 주셨구나. 내가 남편에게 아들을 여섯이나 낳아 주었으니, 이제는 그이가 나와 함께 살겠지."
그 아이의 이름은 스불론이었다. 그 뒤에 레아는 딸을 낳아 이름을 디나라 하였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라헬을 기억하셨다. 하나님께서 그의 간구를 들으시고 그의 태를 여셨다. 라헬이 아이를 가졌고, 마침내 아들을 낳았다. 땀에 젖은 라헬이 아기를 가슴에 끌어안았다.
"하나님께서 내 부끄러움을 씻어 주셨다."
라헬은 아이의 이름을 요셉이라 하였다.
"여호와께서 내게 아들 하나를 더 주시기를 바란다."
라헬이 요셉을 낳았을 무렵, 야곱은 라반을 찾아갔다.
"이제 나를 보내 주십시오. 내 고향, 내 땅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외삼촌을 섬기고 얻은 아내들과 자식들을 내게 주시고 떠나게 해 주십시오. 내가 외삼촌을 어떻게 섬겼는지는 외삼촌께서 잘 아십니다."
라반은 수염을 쓸며 조카를 바라보았다.
"내가 깨달았다. 여호와께서 너 때문에 내게 복을 주셨다. 네가 나를 좋게 여긴다면 여기 머물러 다오. 네 품삯을 정해라. 내가 그대로 주겠다."
"내가 외삼촌을 어떻게 섬겼는지, 외삼촌의 짐승들이 내 손에서 어떻게 자랐는지 외삼촌께서 아십니다. 내가 오기 전에는 외삼촌의 가축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크게 불어나 떼를 이루었습니다. 내가 일한 대로 여호와께서 외삼촌께 복을 주셨습니다. 그런데 나는 언제 내 집을 세우겠습니까?"
"그러면 내가 네게 무엇을 주랴?"
"아무것도 주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 한 가지만 해 주시면, 내가 다시 외삼촌의 양 떼를 먹이고 지키겠습니다. 오늘 내가 양 떼 사이를 두루 다니며 양 가운데 얼룩지고 점 있는 것과 검은 것을, 염소 가운데 점 있고 얼룩진 것을 가려내겠습니다. 앞으로 그런 것이 태어나면 그것이 내 품삯이 될 것입니다. 훗날 외삼촌께서 내 품삯을 살피러 오실 때, 내 정직함이 내 증거가 될 것입니다. 내게 있는 염소 가운데 얼룩지지 않았거나 점이 없는 것, 양 가운데 검지 않은 것이 있거든, 모두 훔친 것으로 여기십시오."
"좋다. 네 말대로 하자."
라반은 그날로 숫염소 가운데 줄무늬 있는 것과 점 있는 것을, 암염소 가운데 흰 바탕에 얼룩진 것과 점 있는 것을, 양 가운데 검은 것을 모두 골라내어 자기 아들들의 손에 맡겼다. 그리고 자기와 야곱 사이를 사흘 길이나 떼어 놓았다. 야곱은 남은 라반의 양 떼를 쳤다.
야곱은 버드나무와 살구나무와 신풍나무의 푸른 가지를 꺾어 왔다. 칼끝으로 껍질을 벗기자 하얀 속살이 줄무늬처럼 드러났다. 그는 그 가지들을 양 떼가 물을 마시러 오는 개울가 물구유에 세워 양 떼를 향하게 했다. 양 떼는 물을 마시러 왔다가 그 가지 앞에서 새끼를 배었고, 줄무늬 있고 점 있고 얼룩진 새끼를 낳았다.
야곱은 새끼들을 갈라 세우고, 라반의 양 떼가 줄무늬 있고 검은 것들을 마주 보게 했다. 자기 양 떼는 따로 두어 라반의 양 떼와 섞이지 않게 했다. 튼실한 양이 새끼를 밸 때면 그는 개울가 물구유에 양 떼의 눈앞으로 그 가지를 놓아 가지 곁에서 새끼를 배게 했다. 약한 양일 때에는 가지를 두지 않았다. 그리하여 약한 것은 라반의 것이 되고 튼실한 것은 야곱의 것이 되었다.
세월이 흘렀다. 해 질 녘이면 야곱의 양 떼가 언덕을 하얗고 검게 뒤덮으며 내려왔고, 그 뒤로 남종과 여종들이 길게 줄을 지었다. 낙타들이 느릿느릿 고개를 흔들었고 나귀들의 방울 소리가 저녁 바람에 실려 왔다. 그 사람은 크게 부유해졌다.
이 글은 성경 본문이 아니라, 본문의 줄거리를 소설로 풀어 쓴 글입니다. 사건과 이름과 숫자는 본문을 따랐고, 풍경과 몸짓 같은 묘사는 읽는 맛을 위해 보탠 것입니다. AI가 쓴 초안에서 시작한 글이니 본문과 다른 곳이 보이면 알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