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로 보는 창세기전 · 29편 / 모두 50편
칠 년을 며칠처럼
창세기 29장을 한 편의 소설로 풀어 쓴 글입니다. · 풀이와 해석이 있는 글로 보기
야곱은 다시 길을 떠나 동방 사람들의 땅에 들어섰다. 발은 먼지에 덮였고, 입술은 마른바람에 갈라져 있었다.
들판 한가운데에 우물 하나가 있었다. 그 곁에 양 세 떼가 엎드려 있었다. 목자들이 양 떼에게 물을 먹이는 우물이었다. 우물 아가리는 커다란 돌로 덮여 있었다. 떼가 다 모이면 목자들이 함께 돌을 굴려 내고 양에게 물을 먹인 다음, 그 돌을 다시 제자리에 덮어 두었다. 한낮의 햇빛이 둥근 돌 위에 하얗게 내려앉아 있었다.
야곱이 목자들에게 다가갔다.
"형제들이여, 어디서 오셨소?"
"하란에서 왔소."
야곱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다.
"나홀의 손자 라반을 아시오?"
"알지요."
"그분은 평안하시오?"
"평안하오. 저기 보시오. 그 딸 라헬이 지금 양을 몰고 오고 있소."
목자 하나가 턱으로 언덕 너머를 가리켰다. 먼 비탈에 뽀얀 먼지가 일고 있었다.
야곱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해가 아직 높으니 짐승을 모을 때가 아니지 않소. 양에게 물을 먹이고 다시 가서 풀을 뜯기시오."
"그럴 수 없소. 떼가 다 모이고 목자들이 우물 아가리에서 돌을 옮겨야 양에게 물을 먹일 수 있소."
그들이 말을 주고받는 사이, 라헬이 아버지의 양 떼를 몰고 다가왔다. 그는 양을 치는 처녀였다. 방울 소리가 가까워지고, 목마른 양들의 울음이 들판에 번졌다.
야곱은 외삼촌 라반의 딸 라헬과 외삼촌의 양 떼를 보았다. 그는 말없이 우물로 걸어가 돌에 두 손을 댔다. 어깨가 팽팽하게 부풀었다. 돌이 땅을 긁으며 낮게 울더니 옆으로 밀려났다. 깊은 데서 서늘한 물 냄새가 올라왔다. 야곱은 물을 길어 올려 외삼촌 라반의 양 떼에게 먹였다.
그러고 나서 그는 라헬에게 입을 맞추고 소리 내어 울었다. 먼 길의 먼지가 눈물에 젖어 볼에 줄을 그었다. 그는 자기가 라헬의 아버지의 생질이요 리브가의 아들이라고 일러 주었다. 라헬은 몸을 돌려 집으로 달려가 아버지에게 알렸다.
생질이 왔다는 소식에 라반이 달려 나왔다. 그는 야곱을 끌어안고 입을 맞춘 다음 자기 집으로 데려갔다. 그날 밤 등불 아래에서 야곱은 지나온 모든 일을 라반에게 이야기했다. 라반이 말했다.
"너는 참으로 나의 뼈요 살이로구나."
야곱은 한 달 동안 그와 함께 지냈다. 새벽이면 양 떼를 몰고 나갔고, 저녁이면 먼지를 털며 장막으로 돌아왔다.
어느 저녁 라반이 야곱을 불렀다.
"네가 비록 내 생질이지만, 어찌 공짜로 내 일만 해 주겠느냐. 품삯을 무엇으로 하면 좋겠느냐? 말해 보아라."
라반에게는 두 딸이 있었다. 언니의 이름은 레아요, 동생의 이름은 라헬이었다. 레아는 눈이 여렸고, 라헬은 생김새가 곱고 아름다웠다. 야곱은 라헬을 사랑했다.
"외삼촌의 작은딸 라헬을 위해 제가 칠 년을 섬기겠습니다."
라반은 수염을 쓸어내렸다.
"그 아이를 남에게 주는 것보다 너에게 주는 것이 낫다. 나와 함께 있어라."
계절이 바뀌었다. 우기의 비가 장막을 두드렸고, 건기의 해가 들풀을 태웠다. 새끼 양이 태어나 자라서 다시 새끼를 낳았다. 야곱은 라헬을 위해 칠 년 동안 라반을 섬겼다. 그러나 라헬을 사랑했기에, 그 칠 년이 그에게는 며칠처럼 지나갔다.
기한이 찬 날, 야곱이 라반 앞에 섰다.
"제 기한이 찼습니다. 이제 제 아내를 주십시오. 그와 신방에 들겠습니다."
라반은 그곳 사람들을 모두 불러 모아 잔치를 열었다. 고기 굽는 냄새와 웃음소리가 해 질 녘까지 이어졌다. 저녁이 되자 라반은 딸 레아를 데려가 야곱에게 들여보냈다. 장막 안은 어두웠다. 야곱은 그와 한자리에 들었다. 라반은 자기 여종 실바를 딸 레아에게 몸종으로 주었다.
아침 햇살이 장막 틈으로 스며들었다. 야곱은 곁에 누운 여인을 보았다.
레아였다.
야곱은 라반에게 갔다. 목소리가 떨렸다.
"외삼촌께서 어찌하여 제게 이렇게 하셨습니까? 제가 라헬을 위해 외삼촌을 섬기지 않았습니까? 어찌하여 저를 속이셨습니까?"
라반의 얼굴은 흔들리지 않았다.
"우리 고장에서는 언니보다 동생을 먼저 시집보내는 법이 없다. 이 아이와 지낼 이레를 채워라. 그러면 그 아이도 너에게 주겠다. 대신 너는 그 아이를 위해 또 칠 년을 나를 섬겨야 한다."
긴 침묵이 흘렀다. 야곱은 그 말대로 했다. 그가 레아와 이레를 채우자, 라반은 딸 라헬도 그에게 아내로 주었다. 그리고 자기 여종 빌하를 라헬에게 몸종으로 주었다. 야곱은 라헬과도 한자리에 들었다. 그는 레아보다 라헬을 더 사랑했다. 그리고 다시 칠 년을 라반 밑에서 일했다.
여호와께서는 레아가 사랑받지 못하는 것을 보시고 그의 태를 열어 주셨다. 라헬에게는 아이가 없었다.
레아가 아이를 배어 아들을 낳았다. 그는 갓난아이를 품에 안고 말했다.
"여호와께서 내 괴로움을 살펴보셨으니, 이제는 내 남편이 나를 사랑하겠지."
그는 아이의 이름을 르우벤이라 했다.
레아가 또 아이를 배어 아들을 낳았다.
"여호와께서 내가 사랑받지 못한다는 것을 들으시고 이 아들도 주셨구나."
그는 아이의 이름을 시므온이라 했다.
레아가 또 아이를 배어 아들을 낳았다.
"내가 그에게 아들을 셋이나 낳아 주었으니, 이제부터는 남편이 나와 하나로 맺어지겠지."
그는 아이의 이름을 레위라 했다.
레아가 또다시 아이를 배어 아들을 낳았다. 장막 안에 갓난아이의 울음이 가득 찼다. 레아는 아이를 가슴에 대고 오래도록 내려다보았다.
"이제는 내가 여호와를 찬송하리라."
그래서 그는 아이의 이름을 유다라 했다. 그리고 레아의 출산이 멈추었다.
이 글은 성경 본문이 아니라, 본문의 줄거리를 소설로 풀어 쓴 글입니다. 사건과 이름과 숫자는 본문을 따랐고, 풍경과 몸짓 같은 묘사는 읽는 맛을 위해 보탠 것입니다. AI가 쓴 초안에서 시작한 글이니 본문과 다른 곳이 보이면 알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