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로 보는 창세기전 · 16편 / 모두 50편
샘 곁에서 들린 이름
창세기 16장을 한 편의 소설로 풀어 쓴 글입니다. · 풀이와 해석이 있는 글로 보기
장막 안의 등불이 낮게 흔들렸다. 바깥에서는 밤바람이 휘장 끝을 들썩이며 지나갔다.
아브람의 아내 사래에게는 아이가 없었다. 가나안 땅에 장막을 친 지 열 해가 흘렀으나 그 품은 여전히 비어 있었다. 사래 곁에는 애굽에서 온 여종이 하나 있었다. 이름은 하갈이었다.
사래는 오래도록 등불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여호와께서 내가 아이 낳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부디 내 여종과 잠자리를 함께하세요. 혹시 그를 통해서라도 내가 자식을 얻을지 모릅니다."
아브람은 말이 없었다. 불꽃이 한 번 크게 일렁였다가 가라앉았다. 아브람은 사래의 말을 들었다.
사래는 애굽 여종 하갈을 데려다 남편 아브람에게 첩으로 주었다. 그날 밤 하갈은 아브람의 장막으로 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하갈은 아이를 가졌다.
그녀가 그것을 알게 된 뒤로 장막 사이에 흐르는 공기가 달라졌다. 물동이를 이고 지나가는 하갈의 걸음은 느려졌고, 고개는 꼿꼿했다. 여주인과 눈이 마주쳐도 먼저 눈을 내리지 않았다. 하갈은 사래를 업신여겼다.
사래는 아브람을 찾아왔다. 얼굴이 하얗게 굳어 있었다.
"내가 받는 이 모욕은 당신이 받아야 마땅합니다. 내가 내 여종을 당신 품에 안겨 주었는데, 그 아이는 자기가 아이를 가진 것을 알고는 나를 업신여깁니다. 여호와께서 당신과 나 사이를 판단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아브람은 한동안 아내를 바라보았다.
"그대의 여종은 그대 손에 있소. 그대가 보기에 좋은 대로 하시오."
그 뒤로 사래는 하갈을 모질게 대했다. 날마다 하갈의 어깨는 더 움츠러들었다. 그리고 어느 새벽, 하갈의 자리가 비어 있었다. 하갈은 사래를 피해 달아난 것이었다.
광야는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해는 머리 위에서 하얗게 타올랐고, 바람은 뜨거운 모래를 실어 얼굴을 할퀴었다. 하갈은 술 길을 따라 걸었다. 입술이 갈라지고 발바닥이 부르텄다. 배 속의 아이가 무겁게 내려앉았다.
길가에 샘이 하나 있었다. 마른 땅 한가운데에서 물이 고요히 솟고 있었다. 하갈은 그 곁에 무너지듯 주저앉았다.
그때 여호와의 사자가 샘 곁에서 그녀를 만났다.
"사래의 여종 하갈아, 너는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느냐?"
하갈은 숨을 들이켰다. 이 광야 한복판에서 누군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여주인의 이름과 함께.
"저는 제 여주인 사래를 피해 도망하는 중입니다."
"네 여주인에게로 돌아가거라. 그 손 아래에서 복종하여라."
하갈은 고개를 떨구었다. 모래 위로 그림자가 짧게 드리워 있었다. 음성이 다시 들려왔다.
"내가 네 자손을 크게 번성하게 하리라. 그 수가 너무 많아 셀 수 없게 하리라."
하갈의 손이 저도 모르게 배 위로 올라갔다.
"보아라, 네가 아이를 가졌으니 아들을 낳으리라. 그 이름을 이스마엘이라 하여라. 여호와께서 네 고통을 들으셨다. 그는 사람들 가운데 들나귀 같은 자가 되리라. 그의 손이 모든 사람을 치고, 모든 사람의 손이 그를 치리라. 그는 모든 형제의 동쪽에서 살리라."
음성이 그쳤다. 샘물만이 바위틈에서 졸졸 흘렀다.
하갈은 오래도록 그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젖은 눈으로 물빛을 내려다보던 그녀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자기에게 말씀하신 여호와를 그녀는 이렇게 불렀다.
"나를 살피시는 하나님."
그리고 혼잣말처럼 덧붙였다.
"내가 여기서, 나를 살피시는 분을 뵈었단 말인가."
그 뒤로 사람들은 그 샘을 브엘라해로이라 불렀다. 그 샘은 가데스와 베렛 사이에 있었다.
계절이 바뀌었다. 아브람의 장막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갈이 아브람의 아들을 낳은 것이다.
아브람은 갓 태어난 아이를 두 팔에 안았다. 작고 붉은 얼굴이 울음을 그치고 그를 올려다보았다. 아브람은 아이의 이름을 이스마엘이라 불렀다.
하갈이 아브람에게 이스마엘을 낳아 준 해, 아브람의 나이는 여든여섯이었다. 그날 밤 장막 위로 별들이 쏟아질 듯 빛났다.
이 글은 성경 본문이 아니라, 본문의 줄거리를 소설로 풀어 쓴 글입니다. 사건과 이름과 숫자는 본문을 따랐고, 풍경과 몸짓 같은 묘사는 읽는 맛을 위해 보탠 것입니다. AI가 쓴 초안에서 시작한 글이니 본문과 다른 곳이 보이면 알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