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로 보는 창세기전 · 38편 / 모두 50편
에나임 길목의 너울
창세기 38장을 한 편의 소설로 풀어 쓴 글입니다. · 풀이와 해석이 있는 글로 보기
유다는 형제들의 장막을 떠나 낮은 땅으로 내려갔다. 마른 골짜기를 따라 바람이 먼지를 몰고 지나갔다. 그가 걸음을 멈춘 곳은 아둘람 사람 히라의 집이었다.
그 땅에서 유다는 가나안 사람 수아의 딸을 보았다. 그는 그 여인을 아내로 맞아 함께 살았다. 여인은 아이를 배어 아들을 낳았고, 유다는 아이의 이름을 엘이라 하였다. 다시 아들이 태어나자 여인은 그 이름을 오난이라 하였다. 그리고 또 한 아들, 셀라가 태어났다. 셀라가 태어나던 무렵 유다는 거십에 머물고 있었다.
해와 달이 여러 번 바뀌는 동안 아이들이 자랐다. 유다는 맏아들 엘을 위해 아내를 데려왔다. 그 여인의 이름은 다말이었다.
그러나 엘은 여호와 보시기에 악하였다. 여호와께서 그를 죽이셨다. 장막 안에 곡소리가 일었고, 다말은 젊은 나이에 과부의 옷을 입었다.
유다가 둘째 아들 오난을 불렀다.
"네 형수에게 들어가 시동생의 도리를 다하여라. 네 형의 대를 이을 자식을 세워 주어라."
오난은 그 자식이 자기 것이 되지 않을 줄을 알았다. 그래서 형수에게 들어갈 때마다 형에게 자식이 생기지 않도록 씨를 땅에 흘려 버렸다. 그 일이 여호와 보시기에 악하였다. 여호와께서 그도 죽이셨다.
두 아들을 땅에 묻은 뒤 유다는 오래도록 말이 없었다. 이윽고 그가 며느리를 불렀다.
"네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 과부로 지내며, 내 아들 셀라가 다 자라기를 기다려라."
셀라마저 형들처럼 죽을까 두려워서였다. 다말은 짐을 꾸려 친정으로 갔다. 과부의 옷을 입은 채였다.
세월이 흘렀다. 유다의 아내, 수아의 딸이 죽었다. 유다는 애곡의 날들을 보내고 위로를 받은 뒤, 친구인 아둘람 사람 히라와 함께 딤나로 올라갔다. 양털을 깎는 이들이 그곳에 있었다. 들판에는 양 떼의 울음과 쇠 가위 소리가 가득했다.
누군가 다말에게 소식을 전했다.
"네 시아버지가 양털을 깎으려고 딤나로 올라왔다."
셀라는 이미 장성하였으나, 유다는 그를 다말의 남편으로 주지 않고 있었다. 다말은 과부의 옷을 벗었다. 너울로 얼굴을 가리고 몸을 휘감은 뒤, 딤나로 가는 길가 에나임 어귀에 나가 앉았다.
먼지 낀 길 위로 해가 기울었다. 그 길을 지나던 유다가 얼굴을 가린 여인을 보았다. 그는 여인을 창녀로 여겼다. 자기 며느리인 줄은 알지 못했다. 그가 길가로 다가섰다.
"자, 너에게 들어가게 해 다오."
너울 아래서 낮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무엇을 주고 내게 들어오려 합니까?"
"내 떼에서 염소 새끼 한 마리를 보내 주겠다."
"그것을 보낼 때까지 담보물을 맡기겠습니까?"
"무엇을 맡기랴?"
"당신의 도장과 그 끈, 그리고 손에 든 지팡이를 주십시오."
유다는 도장을 끈째 끌러 내주고, 손때 묻은 지팡이도 건넸다. 그리고 그녀에게 들어갔다. 다말은 유다로 말미암아 아이를 배었다.
그녀는 일어나 떠났다. 너울을 벗고, 과부의 옷을 다시 입었다.
유다는 친구 히라의 손에 염소 새끼를 들려 보내며 담보물을 찾아오게 하였다. 히라는 에나임 어귀를 서성였으나 여인은 보이지 않았다. 그가 그곳 사람들에게 물었다.
"길가 에나임에 있던 창녀는 어디 있소?"
"여기에는 창녀가 없소."
히라는 염소 새끼를 끌고 돌아왔다.
"그 여자를 찾지 못했네. 그곳 사람들도 거기에는 창녀가 없다고 하더군."
유다는 한동안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 여자가 그냥 가지게 두게. 공연히 우리만 웃음거리가 될까 두렵네. 나는 이 염소 새끼를 보냈는데, 자네가 그 여자를 찾지 못한 것일세."
석 달쯤 지났을 때, 누군가 유다에게 와서 말했다.
"당신 며느리 다말이 음행을 하였습니다. 그 일로 아이까지 배었습니다."
유다의 얼굴이 굳었다.
"끌어내어 불살라라."
사람들이 다말을 끌고 나왔다. 웅성거림이 그녀를 에워쌌다. 끌려가던 그녀가 시아버지에게 사람을 보냈다.
"이 물건의 임자로 말미암아 제가 아이를 배었습니다. 보십시오. 이 도장과 끈과 지팡이가 누구의 것입니까?"
유다는 물건들을 받아 들었다. 손에 익은 도장의 무게, 닳은 끈, 지팡이 손잡이의 매끈한 자리. 그는 그것들을 알아보았다. 긴 침묵이 흘렀다.
"그 아이가 나보다 옳다. 내가 그 아이를 내 아들 셀라에게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뒤로 유다는 다시는 그녀를 가까이하지 않았다.
해산의 날이 왔다. 다말의 태 속에는 쌍둥이가 있었다. 진통이 이어지던 중 한 아이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
"이 아이가 먼저 나왔다."
산파는 붉은 실을 가져다 그 작은 손목에 매었다. 그런데 아이가 손을 도로 거두어들이더니, 그 형제가 먼저 세상으로 나왔다. 산파가 외쳤다.
"어찌하여 네가 터뜨리고 나오느냐!"
그리하여 그 아이의 이름을 베레스라 하였다. 뒤이어 손목에 붉은 실을 맨 아이가 나왔다. 등불 아래 붉은 실이 가늘게 빛났다. 사람들은 그 아이의 이름을 세라라 하였다.
이 글은 성경 본문이 아니라, 본문의 줄거리를 소설로 풀어 쓴 글입니다. 사건과 이름과 숫자는 본문을 따랐고, 풍경과 몸짓 같은 묘사는 읽는 맛을 위해 보탠 것입니다. AI가 쓴 초안에서 시작한 글이니 본문과 다른 곳이 보이면 알려 주세요.